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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블로거 컨퍼런스 2008

상상 | 2008. 3. 17. 20:49 | sweetw
3월 셋째주 일요일, 블로거 컨퍼런스가 센트럴시티 밀레니엄 홀에서 열렸습니다.

아침 9시부터 저녁 6시까지의 긴~ 일정이었지만
기분 좋은 날씨도, 달콤한 늦잠도 기꺼이 포기하고 달려갔습니다.

밀레니엄 홀에는 약 1000여명의 블로거가 모였는데..
일종의 대규모 벙개랄까요?
실제로 온라인 속 사진으로만 보던 사람이 실제로 살아 움직이는 것을 보니 신기했습니다.

하루 종일 좋은 강의들이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유명 블로거들의 운영담이나 유명 강사의 발표로 이루어져 있었는데,
섹션을 옮겨다니기 귀찮아서 한비야님 강의가 있는 A섹션만 계속 들었네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매우 사이드 좌석..


강의들도 좋았지만 keynote가 참 재밌었습니다.
70대지만 굉장히 젊어 보이셨던 한완상 대한적십자사 전 총재님은
일제 강점기에 태어나 지금까지 '석기시대부터 정보화시대를 모두 겪었다' 하시며
불과 몇십년 전만 해도 이런 모임조차 허락되지 않는 때가 있었다며
우리 모두 해냈다는 감격의 순간을 만들어 주셨지요.

그리고 함석헌 선생님이 보셨던 한국의 미래에 대해 말씀하신 것이 인상깊었습니다.
'외국에서 100년만에 이루는 일들을 한국은 10년만에 이뤄나가고 있다'며
우리가 지금은 맨 꼴찌이지만 언젠가 '뒤로 돌아 갓!' 하는 날,
우리가 가장 앞서가는 날이 올 것이라 하셨다고 합니다.
그리고 오늘 실제로 이런 모임은 한국 최초이고, 세계 최초라고, 우리 기분을 고취시켰습니다.
그 전날 본 '광수 생각'이 떠오르더군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출처 : http://town.cyworld.com/pims/main/pims_main.asp?tid=70004196&urlstr=&urlstrsub=
(내용이 꼭 부합되진 않지만 생각났어요.
여담이지만 이미지 검색은 쉽지가 않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_ = )

그리고 <과거 1000년 동안 인류에게 가장 큰 영향을 준 100명>중 1위를 한 사람은
서구 세계의 정보화를 처음 앞당긴 '구텐 베르크'였다고 소개하며,
지금 정보화 시대의 주체는 바로 블로거라고 하셨습니다.

블로거 하나하나가 모여서 진실을 말하면 그 힘이 매우 커진다는 것,
정치의 투명성을 높이는데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하셨습니다.
사실 전 블로깅도 거의 자신을 위해서 하고 있는 수준이고..
그렇게 의견을 모으는 일을 하고 있지는 않지만,
현재는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준비'를 갖추어가고 있는 과정이라 봅니다. ^^;

그리고 마지막으로
우리가 '기술 도입은 빠르나, 기술을 이용할 문화적 성숙이 부족하다'고 따꼼한 일침으로 마무리 하셨습니다. 그러게요, 다른 나라를 쳐들어가본 적도 없고, 동방예의지국이라 예의를 그리 중시해 왔던 우리네 조상들과는 참 다른 모습입니다. 이런 모습을 바로 잡자고 목소리를 내어 바로 잡아 나가는게 우리의 의무라 생각합니다.

다음 keynote는 월드컵 서울 경기장을 설계하신 건축가 류춘수님의 강의였습니다.

전 한국의 건축공학과에서는 '한옥'짓는 법을 가르쳐주지 않아,
아이러니하지만 한국 건축가는 한국의 집을 지을 줄 모른다고 알고 있었습니다.
이 얘기는 황두진님의 책 '한옥이 돌아왔다'에도 나와 있습니다.

그런데 류춘수님의 포트폴리오에는
뼈대가 곧 장식인 한옥의 아름다움과 사람에 대한 깊은 배려를 담은
'한계령 휴게소'가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집은 깎고 짓고 세우는 것이 아니라 자연 위에 얹는 것'이라는 그 분의 말씀은
제가 늘 아버지에게 들어왔던 얘기이기도 했습니다.
자연을 파괴하고 다듬기보다, 자연을 완성시키는 건축을 했던 조상을 존경스럽게 생각하게 되었지요.
어떤 경유로 건축가이면서 한옥을 적용시킨 건축을 하셨을까 궁금했는데.. 질문 시간이 없었습니다.

그 분은 건축 그림도 참 잘 그리셨어요.
어찌 빠른 시간 안에 그리 잘 그리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는데 매일매일 연습했기 때문이라 합니다.
매일 연습, 그게 바로 프로와 아마추어의 차이라고 하시더군요.
또 이런 말씀도 하셨습니다.

- 건축가는 (혹은 사람은) 아름다운 것을 보고 아름답다 느낄 줄 알아야 한다.
- 아름다움을 음악이나 그림으로 표현할 줄 알아야 한다.
- 새로운 아름다움을 창조할 줄 알아야 한다.

건축이란 참 대단하죠?
삶을 담는 그릇이라는 철학과, 수학, 공학, 그리고 예술적 드로잉까지..
종합예술이라 할 만하네요.

그 분이 설계한 월드컵 서울 경기장은 설계 당시,
사실 여느 경기장과 다를바 없는 둥근 모양이었다고 합니다.

그러다 우연히 본 방패연을 보고, '이거다! 이걸 지붕에 얹으면 좋을텐데..' 하고 고민하다
경기장 자체를 네모 모양으로 지을 생각을 미처 못했다는 생각에 이르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리하여 '경기장은 둥근 모양이다'라는
로마시대 이후 최고의 고정관념을 깨뜨린 것이지요.
축구 관람하기에도 편리하고, 건축비도 적게 들어가고 기술적으로도 쉬운 모양으로
새롭게 설계하여 당당하게 채택되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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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장 애벌 그림. '하늘이여! 하늘에 연을!'


게다가 경기가 없는 날에도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영화관 , 스포츠시설, 찜질방등이 갖춰져 있어
서울 재정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는 좋은 건축물이라 하네요. ^^
저도 딱 한번 가봤는데
부채꼴 모양의 지하철 입구부터 인상적이었고,
찜질방이 있으리라 생각 못한 곳에서 발견하게 되어 놀랐던 기억이 납니다.
참 쓸모있게 만들었다고 생각했는데..
내가 밟아 본 그 곳을 설계하신 분을 만나 얘기를 듣게 된 것이 영광스러웠습니다.

그리고 한비야씨를 직접 뵌 것도 참 좋았습니다.
사실 며칠 전 아침마당에도 나와서 좋은 얘기를 해주시는걸 놓치고 싶지 않아서
출근해서도 DMB로 몰래 끝까지 방송을 시청했던 기억이 나네요.--;

그 분은 오지 여행가로 유명하지요.
지금은 지구 어디선가 누구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48시간 내에 도움을 주러 가야하는
월드비전의 국제구호팀장으로 일하고 계십니다.

'왜 나에게 두 손이 있을까?'란 질문의 대답으로
한 손은 나를 위해, 한 손을 남을 위해 쓰기 위함'이라며
그 일이 자기 가슴을 뛰게 한다고 하셨습니다. 
다음에 만날 때는 꼭 '안녕하세요, 저는 제 가슴을 뛰게 하는 일을 하고 있는 ㅁㅁ입니다' 라고
인사하며 만나자고 하셨지요.
참 순수해 보이는 분이었습니다. 그리고 굉장한 열정이 있어보였구요.
또한 위의 류춘수님과 같은 맥락으로 '매일 뭔가 꾸준히 하는 사람이 제일 무섭다'며
평소의 노력을 강조하셨습니다.
요즘 뭔가 사기가 저하된 저로선 받아 적은 말들이 모조리 '노력'에 관한 얘기들이었네요.

아아.. 그 외에도 좋은 내용이 많았는데.. 힘에 부치기도 하고;
사실 전날 밤을 지새워 강의시간에 졸아 버렸습니다.
그 날 '경청하는 청중'을 몰래 찍었다가 경품추첨시간에 사진을 보여주기도 했는데
만약 '불량 청중' 상이 있었다면 제가 받았을 겁니다.. ㅠㅠ
근데 ㅡ.ㅡ; 번호뽑기에서 걸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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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팟!!
이믄 좋겠지만 그 옆에 야마하 큐빅 스피커.. 고마워요

점심 식사도 맛있었고, 내용도 알차고.. 사은품도 좋고.. 대체 뭐죠? 이 모든걸 공짜로 해주다니
뭔가 음모가 있을거여..
참. '아름다운 흔적 무단 스크랩 금지' 가 적힌 자석 뱃지도 받았는데요,
그 외 악플금지라든지 여러 구호를 적은 포스터나 자석이 있긴 했지만,
그에 대한 약간의 언급을 한 것만으로
마치 이런 물품으로 우리의 모임은 더 나은 인터넷 문화를 위한 모임이었다는 것을 표현하는 듯해서 조금 아쉬웠어요.
다음에 또 컨퍼런스를 한다면 악플과 무단 스크랩을 왜 금지하는지,
그런 것에 대해 앞으론 그런  주제를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져보고
그 내용을 널리 나눌 수 있었음 좋겠습니다.


http://helloblogg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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