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추모글 남기기

여자개발자모임 제1회 릴레이 세미나가
2월 2일 토요일 5시부터 9시까지 포스코 건물에서 열렸습니다.

첫 세미나 발표 주인공은 IT계의 스타 김창준님이셨습니다.
주제는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가는 것' 이었습니다. '영어잘하는 방법'이라는 주제와 다수결에서 박빙을 이루었는데, 결국 이것이 채택되었네요.
저는 이번 세미나를 듣고..
그 분을 'IT계의 무릎팍도사'라 생각하게 되었지요.
세미나 내용을 간략히 마인드맵으로 정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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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하다 보니 컴퓨터쪽으로 왔는데, 열정이 없다. 이래도 계속 이 길을 가야할까?
자신이 원하는 것을 찾는 것이 옳다고 본다. 그런데 보통 전력투구를 안해보고 이길이 아닌갑다, 하는 사람이 많다. 일단을 열심히 해보고, 그래도 아니라 생각되면 빨리 돌아서라.
전력투구를 할 때는 시키는 일만 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내 상사의 책임, 내 상사의 상사의 책임이 무엇인가를 생각해보고 그 안에서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찾아서 해보라.

2. 이직을 위한 회사에서의 경력관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회사는 개인의 경력을 책임지지 않는다. 필요한 것만 가르쳐줄 뿐이다. 개인으로서 언제 회사가 망해도 누군가가 love call을 받을 수 있도록 준비하라. 실력을 닦는 것은 물론이고 자비를 들여서 투자하라.

3. 회사에서 어떻게 눈치 안보고 자기개발을 할까?
'위기지학'을 생각하고 작은 실험들을 하라.
일을 수련화하라. 자기 자신의 일을 편하게 해주는 일을 하라. 업무에 드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다.

4. free agent로 성공하려면?
개인브랜드가 있는가? '야, 그거참 ㅇㅇ(내이름)스럽다' 라는 말을 주변에서 한다면 개인 브랜드가 있는 것이고, 그것으로 성공할 수 있다.

5. SI개발자는 현실적 한계가 많다. 한계를 벗어나려면?
한때 '정' 이었을때 프로토타입을 가지고 갑을 찾아가 아이디어를 제시했고, 갑은 나를 신뢰하게 되었다. 상사의 책임, 상사의 상사의 책임, 회사에 이로운 일들이 무엇인지 생각해보자. 서비스 받는 입장에서 생각해 보고 일을 해보라.
SI업체에서 갑을병정의 현실을 깨기는 힘들다. 경험담으로 좋은 고객인데 돈이 짜고, 나쁜 고객인데 돈은 많이주는 두 경우가 있을때 좋은 고객을 선택했다. 나쁜 고객의 일을 해주면 계속 질 나쁜 회사들이 물고 따라 들어와 일을 맡게 되는 악순환이 발생한다.
연대를 활용하라. 연대를 찾아보면 SI라도 좋은 회사를 많이 알고 있다.
회사를 관두는 것에 대해 두려워 하지 말라. 후배들에게 가장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네가 세상의 끝이라고 생각해도, 끝이 아닌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독신인 경우 몇개월 살수 있는 여비만 있으면 얼마든지 자기 길을 갈 수 있다. 내 돈보다 중요한 것은 자기 기준을 지키는 것이다.

6. 경쟁사와의 경쟁에 대한 압박, 어떻게 이겨내나?
내 삶의 미분값(기울기)만 읽어라. 자기가 이전보다 개선되고 있는가를 질문하라.
내가 왜 이일을 해야하나? 뭐가 필요한가? 라는 근본적이고 중요한 질문을 하고, 스스로 해답을 구하면 경쟁할 필요가 없다.

7. 배운 것을 적용하기란 쉽지 않다. 어떻게 할까?
stand up meeting을 배웠을 때, 당장 실행해 보고 싶었지만 모든 사람들이 따라준 것은 아니다. 팀에서 좋아할만한(같이 하면 성공적 결과가 나올만한) 사람을 찾아 둘이서라도 해본다. 사소하지만 작은 성공을 통해서 마음을 단련해야 한다. 사람에는 세 부류가 있기 마련인데 열성자/방관자/적대자가 그것이다. 열성자부터 우선 같이 해보고 성공해보라. 그러면 적대자를 방관자로, 방관자를 열성자로 만들 수 있다 사람에 대해서도, 코드에 대해서도 쉬운 것부터 이루어 보라.

8.사람들과의 충돌 문제는 어떻게 해결하나?
해결할 수 없는 것은 없다. '비폭력 대화'를 이용해 더 즐겁고 더 인간적인 작업환경을 만들 수 있다. 비폭력 대화란 폭력적 상황에서 어떻게 대화할 것인가 하는 것이다.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드러내는 것이 좋다. '너 싫어' '나 지금 화가나' 등.. 그걸 모른척하면 자기 자신을 파괴하는 것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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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9. 감정을 표출하면 내 약점을 잡히는 것 같은데?
정직하고 솔직한 것이 자기 자신을 속이지도 않고 괴롭지도 않다. 좋아하는 것을 노출하는 것이 세상을 더 행복하게 한다.

10. 10등이었는데 겨우 노력해서 2등을 해봤다. 다시 10등으로 돌아가고 싶은데 상사가 2등을 요구한다.
장기적인 노력을 보여준다. 혹은 사실대로 얘기한다. 그래도 굳이 2등을 무리하게 요구하면 회사를 옮기면 된다. 먹고 살길은 언제나 열린다.

11. 지방에 있어서 기회가 적은 것 같다. 그래도 개인 브랜드를 높일 수 있을까?
블로그에 글쓰는 훈련을 해보라. 남들보다 내가 쓰면 잘 쓸것 같다는 것을 주제로 잘하는 것, 좋아하는것(개발에 관련된것이면 더 좋고)을 잘은 못쓰더라도, 일주일에 1번씩이라도 써보라.
그리고 소수더라도 남에게 가치를 줄 수 있는 것을 써보라. 3단락이상 긴 글을 쓰는 연습을 해보라. 점점 내 글과 생각이 쌓여가고, 나만의 브랜드를 찾아 키워나갈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이런 모임에 자주 참여해서 끈을 만들어라.

12. 내가 무림고수가 되어서 더이상 도반(함께 도를 닦는사람)을 구할 수 없을때는?
꼭 컴퓨터 분야가 아닌 쪽에도 나아게 자극을 줄 수 잇는 도반은 많다. 존경할만한 후배도 많다.
없으면 가상의 도반을 만들어라. 그리고 그 도반이라면 이런때 어떻게 했을까? 를 질문해 보고 답변을 얻으라.

여자개발자 모임에 남자도 참석한 세미나는 이번이 처음이었네요. 뒷풀이에서 늘 개발자 모임에 가면 남자가 대다수고 여자가 거의 없었는데, 이번 모임은 여자가 더 많아 낯설고 묘하다는 분도 계셨습니다. 생각해보니 그럴만도 하네요^^

후기를 적어보자면.. 쉴새 없는 질문에도 예를 들어가며 하나하나 답변해 주시는 김창준님이 참 대단해 보였습니다. 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공부하고, 많은 경험을 해보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평소에 많은 많은 생각을 해보고 의문을 가져 봐야 할 것 같습니다. 똑같이 사과가 떨어지는 것을 보고도 뉴턴은 만유인력의 법칙의 힌트를 얻을 수 있었던 것처럼 말입니다.

김창준님은 천재가 아닐까?라는 생각도 했습니다. 초등학생때 이미 C프로그래밍을 했다니요. 대학교와서 C프로그래밍 해본 저로서는 세미나 내내 '회사 맘에 안들면 나가면 그만이다', '을이지만 갑처럼 행동할 수 있다' 등등의 긍정적 내용에 괴리감이 생기기도 했어요. 그런데 이 말씀도 해주시더군요. '우리는 보통 자기 자신을 과소평과하는 경향이 있다'라고..
정말 그럴지도 모르겠습니다. 박진영도 그랬지요, 겸손은 이미 거성이 되었을때 하는 것이지 막 크고 있는 사람에겐 필요없다고.. (뭐, 똑같은 건 아니고 이 비슷한 말을 했어요)

인간관계 개선문제에 관해서는 약간 서양인의 생각 구조를 따라가고 있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아침마당에 나온 의사가 그러더군요. 한국 사람은 참고 참는 바람에 속병에 탈나서 죽고, 서양인은 감정표출을 심하게 하다 혈압이 와서 죽는다고요. 그래도 전 속병나서 죽고 싶지는 않아요. 세미나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메시지가 '정직하게 살 수 있다'는 말이었거든요. (그동안 정직하지 못해 굶주렸는지도)  정직하게 산다는 말은 결국 내가 원하는 대로 살 수 있다는 말인 것 같습니다. 일도 없는데 주변 눈치때문에 퇴근 못하고 앉아 있기, 쌩떼부리는 갑 일 하기 싫지만 다해주기 등등 우리는 너무 많이 숨기고 살았던게 아닐까요? 물론 그렇게 살기 위해 맡은 책임을 다 해야겠지요.

좋은 분 만나 좋은 말씀 듣게 되어서 참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회비를 모아 세미나 해주신 김창준님께 소정의 선물도 전달했지요.
이렇게 발전적인 모임을 하는데, 여자개발자 모임도 이제 서포터가 생겼으면 좋겠어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