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추모글 남기기

소세지에 넘어가다.

상상 | 2006. 3. 10. 22:27 | sweetw
오빠는 간식을 좋아했다.

하루는 편의점에서

아주 커다랗고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후랑크 소세지를 사먹는 것을 보고

나도 한 번 뺏아먹었다가

뽀독뽀독하고 달콤짭짜롬하게 씹히는 육질에 감탄을 금치 못하고

결국 소세지 마스터의 길에 입문하기로 했다.

그리하여 오빠를 따라 간 곳은

강남의 독일식 맥주집..



무지 비싼 가격에, 딱 2개 나온 소세지.

이름도 럭셔리 세트,

그래도 맛났다.

둘 다 술도 못하면서 흑맥주도 배불리 마시고..

날이 저물어 밖으로 나오니

보슬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그래서 급히 지하철역으로 뛰어들어가

2500원짜리 가볍고 작은 주황색 줄무늬 비닐 우산을 하나 샀다.

그것은 훗날 학원에서 칠판을 탕탕탕 치는 지휘봉으로 변했지만,

그 날 저녁 보슬비를 피해 오빠와 꼬옥 붙어서 걷게 해준

기특한(?) 녀석이었다. ㅎㅎ

그 덕분인지 나는 그 날 맹구월드에 나타난 어린공주로 명명되었다.

^_^

'상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미지 뷰어 그 외 등등의 작업, picasa!!  (0) 2006.05.08
보리숲  (1) 2006.03.14
로데 오~거리-_-)  (3) 2006.03.10
기억나요  (4) 2006.03.10
혼자 앉아서  (0) 2006.02.15